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대표적인 암호화폐인 비트코인에 눈을 떴다. 12월 4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국자 투자 회의에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외화 준비금을 미국 달러나 유로 등 국제통화로 보유하는 것에 의문을 제기하며, 대신 비트코인 활용을 대내외에 촉구해 나섰다. 러시아는 2022년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향한 침공한 이후 미국, 유럽, 일본으로부터 강력한 경제-금융 제재를 받았다. 당시 러시아는 미국, 유럽, 일본 중앙은행에 개설한 계좌가 동결되어 예치했던 외화 자산에 대한 관할권을 잃었다. 이로 인해 러시아는 그동안 쌓아놓은 외화 준비자산 60% 가까이를 사실상 잃게 된 경위가 있다. 외환보유고는 각국 정부가 보유한 외화표시 금융자산을 말한다. 이 중에서 이른바 환전할 수 있는 만기가 짧은 자금은 전체의 20%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대부분 만기가 긴 장기 외화자산이다.
신흥국일수록 외화보유고는 정부계 펀드로서의 의미가 강하다. 과거 2014년 크림반도 침공 시에도 미국과 유럽 사이의 관계가 악화되자 러시아는 외화보유고를 분신시키는 전략을 취했지만, 달러를 유로화나 파운드화 등으로 전환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그 후 미국과 유럽이 다시 협력하면서, 러시아의 외환보유액은 다변화 시킨 보람도 없이 사실상 전액 몰수당한 셈이다. 그리고 최근, 푸틴 대통령은 아마 비트코인이라면 미국과 유럽의 손아귀를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모든 금융자산은 애초, 언제 어디서든 누구나 사용할 수 있게 환전할 수 없다면 가치가 없다. 따라서 지폐는 그렇다 치더라도, 은행계좌를 통한 결제라면 반드시 환전이 기록되고, 미국과 유럽의 행정권에 미치게 된다. 최근 미국은 이른바 2차 제재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행정권을 행사하고 있다. 미국 달러를 이용하는 경우, 미국 금융시장에 그 정보는 반드시 남는다. 따라서 미국은 제재 대상으로 정한 상대와 거래한 다른 사업자를 금융시장에서 퇴출 시키거나, 제재, 억제할 수 있게 된다. 전 세계 모든 사업자는 자국 금융기관을 통해 미국 금융시장과 연결되어 있다. 대형 사업자일수록 금융시장에서 미국의 눈치를 더 보게 된다. 여기는 예외가 없다. 현재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비트코인을 포함한 암호자산에 대한 규제 정비가 진행되고 있다. 각국 정부는 암호화폐를 통한 결제나 송금에 대해서도 자금세탁 등 방지 차원에서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를 향한 거래는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아시아 지역은 비트코인을 크게 신뢰하지 않는다. 현재로서는 어디까지나 소액 거래에 국한된 이야기다. 해외로 달러가 빠져나가는 것을 경계하는 아시아 지역으로서는, 계좌 개설 시 조차 혈압 상승하고, 눈 뒤집힌다. 그런 와중에 러시아는 원유와 가스 채굴을 대신해 비트코인 채굴에 뛰어들려고 한다. 러시아의 최후가 몹시 알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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