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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시사

짐 로저스, "일본 경제는 위험하고 비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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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대 투자자로 불리는 짐 로저스는 "일본에서 인구 감소와 부채 증가가 동시에 일어나고 있으며, 지금 제대로 대처하지 않으면, 일본의 존립 자체가 위태로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금리가 현실과 맞지 않는 것은 역사적으로 자주 발생하는 일이다. 하지만 일본은행의 통화정책이 비판 받는 것은 오랜 시간 지속되었다는 점이다. 일본처럼 저금리 정책이 35년 가까이 지속되는 상황은 전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바꿔 말하면, 일본은행은 다른 나라의 중앙은행과는 다른 접근법을 구사하고 있다는 뜻이다. 재난 사태와 같은 특수한 상황에서 단기적으로 저금리 정책으로 긍정적 결과를 가져올 수는 있다. 하지만 짐 로저스의 주장은 저금리 상태가 장기적으로 지속된 사례는 보기드물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너무 오랜 기간 동안, 저금리 정책을 이어오다 보니, 지금의 많은 젊은이들은 저금리를 당연하게 여기고 있다는 점이다. 큰 실수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경제사나 세계사를 일으면, 35년 동안 지속된 저금리 정책은 일반 상식을 벗어난다. 여기에 덤으로 인구 감소까지 겹치면 한 나라에는 치명적이다. 장기적인 저금리 정책은 인구 감소와 부채 증가라는 악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지금의 일본에서 이러한 악영향을 상쇄할 만큼의 번영이 아직 보이지 않는다. 무엇인가 철저히 바뀌지 않는 한, 상황은 악화일로로 치닫기 쉽다. 저금리는 어떤 악영향을 미치게 될까. 우선, 학자들이 일본을 자주 언급할 때의 인구 감소 문제부터 살펴보자. 일본 인구는 20년 동안 계속 감소세를 이어오고 있으며, 15년 이상 인구가 연속 감소를 겪는 나라는 역사적으로도 드물다. 특히 세계 선진국이라 불리며, 번영하고 있는 나라에서 이런 현상은 이례적이다. 동시에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도 문제다. 합계출산율도 계속 낮아져, 2023년에는 1.20명까지 떨어지고 있으며, 노동인구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따라서 사회보장 문제도 매우 심각하다. 인구가 줄어든다는 것은 세금과 사회보험을 부담할 사람이 줄어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고령자가 늘어나면, 그들의 생활과 사회복지를 충당하기 위한 더 많은 노동자가 필요하다. 그 인력이 압도적으로 부족하다. 게다가 일본은 막대한 재정적자를 안고 있다. 이 적자는 누가 갚을 것인가. 현역 세대의 노동자들 빼고는 돈을 버는 생산 연령층이 줄어 부채는 계속 늘어날 뿐이다. 이렇게 나라가 쇠퇴해 가는 상황을 역사에서 찾아볼 수 있다. 파운드화가 급락한 영국의 사례를 볼 때, 영국은 산업혁명을 가장 먼저 이룬 나라이고, 한때 세계의 공장이라 불리며 번영했다. 하지만 2차 세계대전 이후, 1960년부터 1970년 사이의 오린 기간 동안 경제는 침체를 맞았다. 그렇게 프랑스, 독일, 그리고 일본에 차례로 추월되자, 유럽에서는 이런 상황을 비꼬아 '영국병'이라고 불렀다. 산업 생산력 저하, 수출 감소, 국민들의 근로의식 저하, 만성적인 인플레이션, 계급과 차별, 보수적인 교육, 잦은 파업 등 현상들은 모두 '영국병'으로 불리는 침체와 관련이 있다. 영국은 모든 국민이 건강보험에 가입하고, 모든 국민이 무료로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했다. 앞서, 일본의 사회보장 제도에서 언급했듯이, 이러한 제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 그러나 영국은 2차 세계대전을 겪으며 이러한 제도를 유지할 자금이 부족했다. 결국 영국은 1976년, 국제금융의 안정화와 각국 중앙은행을 통합하는 IMF로부터, 융자를 받는 상황까지 내몰리게 된다. 하지만 영국은 부활할 수 있었다. 1979년 총리에 취임한 마거릿 대처는 '작은 정부'를 주장하며, 국영기업을 민영화하는 등 지출 작업을 펼쳤다. 영국, 독일, 노르웨이 등 국가로 둘러싸인 북해 해저 유전 개발도 추진했다. 그렇게 영국은 석유 자급자족과 수출을 동시에 이룰 수 있었다. 반면, 일본은 영국과 같은 병을 앓았으나, 같은 부흥을 이룰 수 있을까. 짐 로저스가 본 것은, 감정적인 사람들의 난장판이 아닌, 이성적인 국민과 기득계층의 깨닳음이 일본은 부족하다는 점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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