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침공을 계속하는 러시아에 대한 압력을 한층 강화하기 위해 주목받는 것이 "러시아산 천연가스 수입중단"입니다. 러시아로부터 에너지를 공급받는 서방 국가들의 "비장의 카드"로 지목되는 가운데, 현재도 여전히 실현되지 않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독일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되기 전, 수입되는 천연가스 중 55%가 러시아산입니다. 게다가 침공 전에 독일과 러시아 사이에는 새로운 가스 파이프라인 가동을 향한 움직임도 보였습니다. 독일은 천연가스뿐만 아니라 석탄과 석유도 러시아에서 수입하는데, 특히 가스는 겨울철 추위가 혹독한 독일의 가정용 난방 연료, 제조업 공장 연료 등으로 사용되고 있어 삶과 경제를 지탱하는 중요 에너지원입니다.
독일의 올 3월의 소비자 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7.3% 상승했고, 이는 동서 독일이 1990년 통일 후 가장 높은 기록적인 상승입니다. 에너지 가격 또한 지난해 동기 대비 40% 가까이 급등해 서민들의 생활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습니다.이에 독일은 러시아 천연가스 수입 의존에서 벗어나는 데 신중한 자세입니다. 가스 수입이 끊기면 더 큰 경제적 영향이 우려되기 때문입니다. 그 영향은 어느 정도일까요. 독일을 대표하는 IFO 경제연구소 등 5개 연구소가 지난 4월 13일 주최한 공동 기자회견에서 밝힌 바에 의하면, 독일 경제는 앞으로 2년간 2200억 유로의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이는 독일 국내총생산의 약 6.5%에 해당하며, 가스가 멈출 경우 올해 성장은 1.9%에 그치고, 내년에는 -2.2%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천연가스는 공장에 전기를 공급하는 발전소 연료로 사용되는데, 이뿐만 아니라 화학제품 재료로도 사용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화학제품은 독일에서 만들어지는 물건 상당수에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연료가 멈추면 독일 전체의 공급망을 향한 타격은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러시아로부터 가스가 끊겼을 경우, 독일 서부에서 1만 명이 일하는 공장 가동이 10분의 1 정도로 축소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회사는 자동차 부품, 페인트, 솔라 패널이나 풍력 발전기 풍차, 또 화장품 등 다양한 상품에 사용되는 약 4000점의 화학제품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독일에서 만들어지는 제품 90%가 천연가스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주요 산업들이 중단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러시아산 천연가스 대신 중동이나 미국의 액화 천연가스를 유조선으로 독일에 운반하기 위한 기지와 터미널이 독일에는 없습니다. 따라서 러시아산 가스를 단기간에 대체하기는 매우 어려운 독일의 사정이 있어 보입니다. 독일은 그동안 러시아로부터 가격이 싼 가스가 파이프라인을 통해 공급되어 왔기 때문에 터미널, 운반 기지 건설이 기획된다고 해도 러시아산 가스 가격과 비교해 투자비용이 맞지 않는 현실입니다. 그래도 독일 정부는 에너지 탈 러시아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몇 년은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독일 에너지 정책을 담당하는 경제 기후보호 장관은 "러시아 천연가스 수입을 2024년 중반까지 대폭 줄일 것이며, 그것을 위해서는 기업과 국민에게 에너지 절약을 호소하는 동시에 재생 에너지 보급을 한층 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경제대국인 독일이 에너지 확보에 본격 나서면 세계 에너지 경쟁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어 에너지를 해외에서 수입하는 일본도 긴장하는 모습입니다. 에너지 정책에 정통한 전문가들은 현시점에서 독일의 대러 천연가스 수입 금지를 단행할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습니다. 독일 정부는 가스 수입 금지가 가장 강력한 러시아 압박 수단이라고 인식하고 있습니다. 말은 "적극 수입 금지할 것"이라고 하지만, 독일이 가스 수입 금지를 단행하더라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향한 군사 침공을 멈추지 않으면 독일은 러시아 이상으로 상처를 입는 가능성도 고려해야 합니다. 때문에 독일은 에너지 탈 러시아를 서두르는 한편, 당장 수입 금지에는 관심이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반대로 독일만큼 러시아 에너지에 의존해온 안일파 유럽 국가들에서 러시아산 수입 금지의 목소리는 계속 높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유럽은 자국 살림과 러시아 제재에서 어떤 균형을 찾을 수 있을까. 주목됩니다. (oldpaper 2022-05-06)
728x90
반응형
'국제시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전승기념일" 앞두고 러시아군 공격에 시민 대피 난항. (0) | 2023.05.05 |
---|---|
터키, 물가폭등에 정권 불안 가중. (0) | 2023.05.05 |
미 백악관 "한일과 대북 탄도미사일 관련 논의할 것" (0) | 2023.05.03 |
러시아 "아조프스탈 제철소는 왜곡된 인간방패" (0) | 2023.05.03 |
미국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간부 위치정보 제공 부인" (0) | 2023.05.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