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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시사

3차 세계대전 서막, 위기의 끝은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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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는 세계 5위, 러시아는 1위의 밀 수출국으로 두 나라만 합치면 세계 밀 수출량의 약 3분의 1을 차지합니다. 러시아가 흑해를 봉쇄하면서 우크라이나를 못 벗어난 밀과 옥수수는 수출길이 막혔습니다. 유엔은 지난 8일 보고서를 발표해 94개국 약 16억 명이 곡물 가격 영향을 받고 있다며 기아와 빈곤에 대한 강한 우려를 전했습니다. 제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1일, 아시아 안보회의 "샹그릴라 회의"에서 "항해의 자유를 훼손하는 러시아의 움직임을 멈춰야 한다"며 러시아를 향한 제재 강화를 요구했습니다. 미국 국무장관 역시 유엔 안전보장 이사회에서 "러시아가 식량을 무기로 사용하고 있다"라고 비난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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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만 우크라이나 서민과 식량 수입에 의존하는 세계인들이 식량 공급 앞에서 인질로 잡혀 있습니다. 하지만 식량을 무기로 최초 사용한 나라 또한 아이러니하게 1970년대 미국입니다. 그 시대 베트남전은 미국 내 여론을 양분했습니다. 거기에 또 하나의 세계를 뒤흔든 사태는 1973년 오일쇼크입니다. 전략물자인 석유는 고스란히 무기가 될 것임을 세상에 알렸습니다. 동시에 산유국이 흡수하는 거액의 오일머니는 세계사를 움직이게 됩니다. 현재는 지구온난화에 따른 이상기후로 농업이 영향을 받고 있으나, 대략 반세기 전에는 전 세계가 한랭 기후를 겪고 있었습니다. 이로 인해 옛 소련은 흉년을 겪어야 했고 자신들의 천적인 미국에서 밀과 콩을 대량 사들였습니다. 이 여파를 피부로 느낀 곳이 또 하나 있습니다. 바로 일본입니다. 콩 자급이 부족해 수입 대부분을 미국에 의존하던 일본은 "두부를 못 먹는다, 된장이 없어진다"며 난리가 났습니다. 아픈 경험을 겪은 일본은 곧바로 브라질과 손을 잡았고, 지금은 브라질 세라드 지역이 세계 콩 생산의 약 3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식량이 세계를 지배하는 무기가 될 것"이라고 가장 먼저 주목한 나라가 미국입니다. 이듬해 1974년 여름, 미국 CIA는 식량이 가지는 잠재적 의미에 대해 보고서를 작성하고, 기후변화와 세계 곡물시장 동향을 살펴 정리한 바 있습니다. 보고서에 식량 공급이 사람의 생사마저 좌우할 수 있음을 시사한 점을 보면, 식량은 "제3의 무기"가 분명합니다. 오히려 식량이라면, "원조"라는 명목으로 "아름답게 포장"할 수 있습니다. 화력무기로 인한 잔학성도 가려진 채 자국 내부 여론의 반감을 살 일도 없습니다. 반대로 식량 수입국은 아무래도 선택사항이 많지 않습니다. 식량 자급률이 37%인 일본은 곡물을 미국에 의존함으로써 전후 경제부흥을 이뤘습니다. 일본은 성능이 뛰어난 상품을 미국에 판매하는 한편, 미국에서 값싼 곡물을 수입합니다. 이 구조는 여전히 변하지 않은 채 현재 일본은 80% 이상의 밀을 미국에서 수입하고 있습니다. 해외에 거의 100% 의존하는 옥수수는 미국으로부터의 수입이 72%를 차지합니다. 미국의 핵우산 밑에는 많은 나라들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식량 우산 밑에도 여러 나라들이 함께 하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그때부터 식량 쟁탈전은 다시 한번 현실로 다가왔습니다. 지금 "제1의 무기"를 사용한 맞대결이 우크리아나와 러시아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기후온난화로 인해 화석연료의 사용을 억제하려고 에너지를 "제2의 무기"라고 얘기해도 무방합니다. 러시아의 천연가스나 원유에 의존하던 유럽을 보면 이 주장을 부정하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제3의 무기"를 사용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모든 세계를 흔들고 있습니다. "식량을 원하면 이념의 편에 붙어 상대를 쓰러뜨려라". 다시 말해 제3의 무기를 이용한 세계대전은 이미 시작을 알렸습니다. (oldpaper 2022-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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