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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남부 헬슨주에서 부대를 철수하기 시작한 것은 우크라이나에 마냥 유익한 움직임만은 아니며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역시 러시아가 철수 계획을 밝힌 뒤 가진 9일 대국민 연설에서 안도의 빛을 보이지 않았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가 함정을 두었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러시아군 헬슨주 철수에 따라 2014년에 강제 병합한 크림반도 접근이 어려워질 것을 우려하고 있었다. 다만 이번 철수로 인해 육지 서쪽을 이용해 우크라이나의 다른 연안도시와 몰도바까지 닿겠다는 러시아의 타산은 좌절된 것으로 보인다. 헬슨 철수가 성사되면 러시아군은 어떻게 보면 "홀가분"해지는 반면 우크라이나 측의 상황은 더 어려위질 가능성도 있다.
폴란드의 한 군사분석가는 "철수는 분명 우크라이나의 승리이며 동시에 러시아 전력 약화의 조짐일 것"이라면서도 러시아가 취할 수 있는 유일한 올바른 길이라고 지적한다. 그는 헬슨이 위치한 서해안의 러시아군 부대는 너무 공격받기 쉽고 물자 보급이 어려워 점령지 유지 가능성이 약해졌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지금 러시아가 철수하면 동해안 수비를 다지기 위한 부대를 늘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 배치할 수 있는 부대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하며 철수에 몇 주가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국제전략연구소 선임 연구원 펠로우 벤 배리는 러시아가 지난달 우크라이나 군사작전을 지휘할 총사령관에 세르게이 슬로비킨을 임명한 이후 러시아의 전략에 "현실적인 요소"가 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다만 헬슨에서의 철수는 "틀림없는 전환점이지만 러시아가 지고, 우크라이나가 이겼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러시아가 새로운 공격을 대비해 부대를 재편하거나 반격에 나설 수 있다며 주도권을 빼앗는 것은 아직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헬슨에서의 철수가 굴욕적이긴 하나 러시아를 패자로 간주 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얘기다. 3만여 명의 군대를 드니에푸르 강 동쪽 해안으로 철수시키는 것은 러시아로서 쉬운 일이 아니다. 우크라이나가 주변 다리를 모두 파괴하고 있어 러시아군은 로켓포 공격을 피해 야간에 건널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 시점에서는 러시아가 철수를 통해 우크라이나에서 무엇을 끌어내려느 지는 확실치 않다. 러시아군이 장비를 유지하면서 대체로 큰 손실없이 동해안으로 건너가는 데 성공하면 자연 요새를 방패 삼아 동해안에 참호를 파고 헬슨을 사정권에 두는 것이 가능하다. 러시아는 이미 참호를 만들기 시작했다. 이렇게 되면 안전한 다리가 부족한 점이 이번에는 우크라이나 측을 괴롭히는 문제가 된다. 헬슨이 방어 불능이 된 이상 러시아군의 철수는 합리적인 움직임이다. 러시아는 여전히 겨울이 끝날 때까지 군대를 결집시킬 가능성이 크다. 러시아는 잇따른 후퇴에도 불구하고 크림반도, 반도로 이어지는 육지 회랑, 우크라이나 해역에 대한 접근, 그리고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넓은 지역을 장악하려고 지금도 바라고 있다. 다만 군사 전문가들은 이런 바람이 불가능에 가깝다고 입을 모은다. 러시아 측도 최종적으로 어떤 합의를 이뤄야 한다는 점을 이해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합의 가능성이 극히 낮아 보인다. (oldpaper 2022-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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